국내 증권사 리포트 ‘매수’ 일색…“기업투자자 영향력 높여야”

기업금융 수익 탓 기업 영향력 무시못해
금융硏 “애널리스트 보상방안 모색해야”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국내 증권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매수’ 일색인 리포트 관행에 대해 기업투자자의 영향력을 높이고 애널리스트의 보상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금융연구원 이보미 연구위원은 16일 ‘애널리스트를 통한 양질의 정보생산을 위한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정보생산은 기업에 호의적이라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증권사 리서치보고서 개선제도 운영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목표주가와 실제주가 간 괴리율((실제주가-목표주가)/목표주가)은 -20.6%로, 2017년 9월 제도 도입 전인 -18.7%보다 소폭 확대됐다.

그 중에서도 내국계와 외국계의 괴리율은 -21%, -19.5%로, 내국계가 외국계보다 목표주가가 실제주가를 빗나가는 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의견 비중은 내국계가 0.1%로, 외국계(13%)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보미 연구위원은 “급변한 시장 상황과 크게 관계없이 애널리스트의 전망이 평균적으로 낙관적인 편향을 나타냈으며, 그 정도는 외국계보다는 내국계 증권사에서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국내 증권사 리포트가 낙관적 성향을 보이는 배경으로는 애널리스트가 기업으로부터 정보를 받는다는 점, 기업이 증권사의 기업금융 사업 주고객이라는 점 등이 거론된다. 특히 내국계가 외국계보다 매도의견 비중은 낮고 괴리율이 높다는 사실은 증권사 수익 측면에서의 기업의 영향력이 반영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2017년 내국계 증권사의 기업금융 포함 투자은행 관련 업무 수익은 2조2914억원으로, 외국계(1892억원)를 크게 웃돈다.

이 연구위원은 “증권사의 정보생산에 대한 기업의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주체는 투자자”라면서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가관투자자는 양질의 정보를 거래에 빠르게 반영해 시장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보 생산에도 보다 직접적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관투자자의 위탁매매 증권사 선정 시 소속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질을 평가에 반영하도록 하는 방법 등은 수익을 늘리려는 증권사가 양질의 정보를 생산할 유인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애널리스트가 받는 보상이 이들이 생산에 정보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면서 “금감원이 애널리스트 보수산정 시 리서치 보고서 발행 실적, 보고서의 질, 제시된 투자의견의 적정성 등을 평가해 반영하도록 권고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그밖에 “증권사와 기업 간의 이해관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보 왜곡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이해관계가 없고 양질의 정보에 대해 투자자가 비용을 지불하는 독립적인 리서치기관 설립을 장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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