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국법관대표회의 개최…사법권 남용 판사 탄핵 촉구 논의

檢, 박병대 前 대법관 공개소환

고윤상 기자 전국 각급 법원의 대표 판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현직 판사들에 대한 탄핵 촉구안을 논의한다.
판사들이 현직 판사에 대해 탄핵 촉구 의견을 밝히는 건 사법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같은 날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은 박병대 전 대법관(사진)을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한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전국법관대표회의(의장 최기상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는 19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제2회 정기회의를 열고 ‘법관 탄핵 논의 촉구 결의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사무분담 기준안이나 근무평정 개선안 등 법관들의 근무 환경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려 했으나 차경환 대구지법 안동지원장 등 안동지원 소속 판사 6명이 법관 탄핵 촉구 결의안을 들고나오면서 법관 탄핵 촉구안이 중심 안건으로 떠올랐다.


회의 현장에서 법관대표 10명 이상이 안건 상정을 요구하면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
그러나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원 안팎의 전망이다.
수사가 진행 중이고 기소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법관들이 나서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현직 판사는 “아직 수사 중이고 기소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법관들이 무죄 추정의 원칙을 무시하고 탄핵 촉구까지 한다는 건 부적절하다”며 “상당수 법관들 사이에선 왜 법관대표들이 시민단체들처럼 하느냐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 법관대표들이 회의를 여는 시간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 수사팀은 박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대법관을 지낸 인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되는 것은 처음이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2016년 2월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직속상관이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에 대한 공소장에 박 전 대법관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박 전 대법관이 임 전 차장이 주도한 각종 보고서 작성 지시 등에 관여했을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대법관의 혐의가 입증되면 검찰 수사는 곧바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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