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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왕모기 사랑해♥?!



날씨가 더워지면서 다시 찾아온 불청객이 있죠? '애앵~' 하고 날아다니는 모기! 물리면 가려울 뿐 아니라 말라리아 등 여러 병이 옮기도 하죠. 세계 과학자들은 모기 수를 줄일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어요. 혹시 이런 시도가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요?

사람 생명을 가장 많이 앗아간 생물 1위 모기

"뎅기열·말라리아·지카바이러스…. 모기가 옮기는 질병 종류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20년 전부터 말라리아 퇴치 운동을 벌여온 미국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사람 생명을 가장 많이 앗아간 생물을 매년 발표하는데 모기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대요. 모기가 전염시키는 병 때문에 드는 엄청난 의료 비용을 다른 곳에 쓰면 훨씬 효율적이겠죠? 그래서 세계 과학자들은 모기를 퇴치하는 방법을 연구해왔어요."

박테리아와 방사선으로 자손 낳기 못하게 해

"모기에 기생하는 '볼바키아 박테리아'와 방사선을 이용하면 모기가 자손을 낳지 못하게 만들 수 있어요.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와 감염되지 않은 암컷이 교미해 낳은 알은 깨어나지 않는대요. 다만 암컷도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경우엔 번식이 가능해요. 이를 보완하려면 방사선으로 암컷 모기를 불임(자손을 낳지 못함)으로 만드는 방법도 병행해야 한대요. 2016년부터 2년간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미생물분자유전학과 시지융(奚志勇) 교수 연구팀이 중국 광저우(廣州)에 있는 섬 두 곳에서 흰줄숲모기를 대상으로 두 방법을 섞어 실험했는데 전체 흰줄숲모기 개체 수가 83~94% 줄었다고 하죠."

유전 형질 바꿔 불임으로

"더 간편한 방법도 있어요. 영국 임피리얼칼리지 런던(ICL) 연구진은 2018년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로 여러 세대에 걸쳐 자손을 낳지 못하는 모기 수를 늘리는 기술을 발표했어요. 유전자 드라이브는 DNA에 새로운 유전자를 끼워 넣어서 아예 종(種) 유전 형질을 바꾸는 기술입니다. 처음엔 일부 개체에만 불임 유전자가 있지만 세대를 거듭하면 불임 유전자가 모기 전체 집단으로 퍼지죠. 연구진은 이 방법으로 7~11세대가 지나는 동안 실험용 모기 총 600마리가 모두 사라지게 하는 데 성공했어요."

광릉왕모기 하루 모기 26만마리 먹어치워

"유전자를 건드리지 않고 모기를 퇴치하려는 시도도 물론 있습니다. '모기 잡는 모기'라고 들어봤나요?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의 배연재 교수 연구팀은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모기인 '광릉왕모기'를 기르는 기술을 2017년 개발했어요. 광릉왕모기 한 마리가 하루에 모기 26마리를 먹어치운다고 하니 광릉왕모기의 번식을 유도해서 수를 늘리려는 거죠. 이 밖에도 모기의 천적인 집박쥐를 키우거나 거미 독으로 모기를 없애려는 방법도 연구되고요."

모기 박멸해선 안 돼… 생태계 일부

"모기를 박멸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어요. 새와 물고기 개구리 등 수많은 포식자가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를 먹이로 삼고 있는데 모기가 박멸되면 먹이사슬이 흔들릴 수 있다는 거죠. 또 모기는 카카오 같은 열대식물 꽃가루를 옮기는 매개 역할도 해왔어요. '생태계 일부인 인간이 다른 생물을 멸종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는 이도 있어요."

모기 없으면 다른 곤충이 모기 대체

"모기가 사라지면 당장은 먹이사슬에 영향이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른 곤충이 모기를 대체할 거라는 이야기죠. 같은 일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죠? 여러분은 모기가 사라진 세상이 온다면 어떨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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